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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교환학생

[스웨덴 교환학생] WEEK 8

by 튜나_ 2023. 10. 4.

<9월 18일 (월)>
역시 든든하게 먹어주면서 시작하는 일주일.
인도 음식이 먹고 싶어서 예전에 인도 친구한테 받아둔 맛집 갔는데 뭐 그냥 그랬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혀에 자극이 오는 매운맛을 느꼈네요.
저 큰 원으로 부쳐진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 요리도 먹어보고 말이죠.

이러고 삘 받아서 아이슬란드 여행 계획을 짜다가 집에 왔습니다. 
시험 끝나고 (10월 말) 일주일 동안 동유럽을 갈까 런던을 갈까 고민을 했지만 어쩌다 보니 아이슬란드 낙찰!
 

역시 센트럴역은 컬러풀 하더군요.
언제 한번 스톡홀름 지하철 투어를 다녀야 할 텐데 말이죠… 
예쁘다는 역들을 가도 다른 곳 가느라 바빠서 구경하지는 않는 현실.
조만간 반나절 잡고 다녀보겠습니다. 

고민 끝에 결제해 버린 아이슬란드행 티켓.
아마도 스웨덴에서 살면서 갈 수 있는 유럽 안에 있는 나라 중 비행기 값이 제일 비싸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갈려면 더 비싸겠지 생각하며 끊었다…ㅎ
나 실망시키기만 해 봐 아이슬란드 (혼난다 진짜).


<9월 19일 (화)>

수업 끝나고 집 가는 길.
마치 새벽 같네요.

수업 끝나고 다른 corridor dinner에 초대해 주셔서 얼래 벌래 요리해서 갔다.
근데 왜 나 빼고 다들 요리에 진심인거지...
다들 너무 열심히 만들어 오셔서 뻘쭘...
그리고 어쩌다 보니 스페인 vs 한국인의 저녁식사가 되어버렸다. 

그곳에서 팬케익에 진심인 자를 만나 디저트로 팬케익까지 흡입 완료.
막 corridor 주방에서 크게 노래 틀고 놀았는데 틀면서 이 복도에 사시는 분들 괜찮을까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음 ㅎ
우리 corridor에도 사람들이 놀러 올 때가 많은데 그럴 때도 이야기하는 소리 다 들리는데 스피커로 노래를 틀면 얼마나 시끄러울까...
그 복도에 사셨던 분들 죄송합니다.
하지만 돌아오니 제 복도에서도 파티를 하고 있더군요. 
12시 넘게까지 시끄러운 것을 보고 우리들보다 더 한 사람들도 있구나를 깨우침. 


<9월 20일 (수)>

요즘 맨날 수업 끝나고 나오면 하늘은 이 색깔이다. 
뭔가 사람 아련해지게 만드는 하늘….
 
이러고 이날 집에 와서 간장 굴소스 닭가슴살 튀김(?) 만들어서 저녁으로 때우고 movie night에 초대해 줘서 처음으로 라피스에 있는 아파트에 가봤다 (음식 사진은 생략).
참고로 나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이 라피스 단지에는 영화관도 따로 있다고 한다 (상업적 영화관이 아닌 그냥 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관 st 방)

라피스 아파트들

최신 아파트가 아닌데도 안에는 상당히 괜찮아서 놀랐다.
스톡홀름의 아파트들은 이렇게 생겼구나 싶기도 하고...
 
이 날 어쩌다 보니 <더 인터뷰>라는 영화를 봤는데 B급을 넘어 C급인 영화였다. 
나 중학교 때 막 김정은 관한 영화가 나온다고 막 소니 (배급사) 해킹되었다고 들었던 게 생각났었는데 그럴만해 진짜.
대학생이 습작으로 자신의 의식의 흐름을 반영해서 만든 느낌이다 (대학생 습작이 더 나을 수도)
하루빨리 좋은 영화로 눈과 마인드를 정화해야겠어요.


<9월 21일 (목)>
집순이에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집 밖에 안 나가도 용서해 주세요...


<9월 22일 (금)>

소시지는 없는 나폴리탄 스파게티지만 너무 간단하고 초등학생 입맛인 나에겐 딱이야… 
항상 냄비샷인데 설거지 하나라도 늘리기 싫은 귀차니즘의 결과물이니까 봐주세요 (플레이팅 따위 사치야)
 
어제로 에너지 풀로 충전했으므로 열심히 아점 챙겨 먹고 밖으로 나가기!

오랜만에 북유럽의 올리브영인 normal 탐방.
저 왼쪽에 있는 거 맛있어요. 
약간 얇은 마이쮸 같은 느낌? 
현재까지 딸기랑 레몬맛만 먹어봤는데 둘 다 맛있었다.
가격은 Normal이 제일 쌌습니다. 여기서는 7 크로나인데 (대략 840원) Lidl에서는 10 크로나더라고요. 

normal이 싼 또 다른 하나.
캡슐 커피. 
한 팩에 30 크로나 밖에 안 합니다. 
물론 전 커피를 내릴 수 있는 머신이 없지만요.

커피를 못 마시는 이에겐 뭐다?
버블티다. 
걷다 보니 주변에 Coco 밀크티점이 있어서 이번에는 브라운슈가 말고 그냥 밀크티 시켰는데 역시 브라운 슈가와 맛 차이는 있더라. 
약간 슴슴한 맛의 밀크티를 먹고 싶을 땐 여기서 밀크티 시키고, 달달하고 진한 밀크티를 먹고 싶으면 여기서 브라운 슈가를 시키고, 제대로 된 브라운 슈가 밀크티를 먹고 싶으면 machi machi에서 사 먹으면 될 것 같다는 정리를 했다. 
 
사실 내가 편하게 정착할 수 있는 공부 스팟을 찾아보자는 이유가 오늘 탐방의 목적이었다. 

첫 정착지는 센트럴 역에 있는 문화도서관(?)이다. 

시내 중심에 있는 문화 도서관답게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저런 체스 공간도 있고 카페도 크게 있고 했다. 
근데 자유롭게 공부할만한 공간은 크게 안 보였다.

카페에서 조금 더 들어오면 도서관의 메인 부분이 있다. 
DVD, 만화책 등이 제일 많은 것 같았다. 
한국 서적 섹션이 있길래 봤는데 저 있는 책들조차도 처음 보는 책이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책을 가져온 걸까 궁금하네.

공부하러 왔는데 딱히 집중해서 공부할만한 공간은 안 보이고 그냥 앉아서 책 읽을 수 있는 공간만 몇 개 있길래 앉아서 책 좀 읽었는데 책보다는 뷰를 감상하고 왔다. 
여기 앉아서 하루종일 사람 구경만 해도 재밌을 듯. 

저렇게 편하게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도 많고 뭐 상영하는 곳도 있던데 시간 나면 나중에 다시 들려야겠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과제를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두 번째로 탐방할 도서관으로 갔다.

가는 길에 만난 오늘의 댕댕이.
강아지도 보호색이 있나요…ㅎ
어떻게 딱 저기에 앉지.
 
두 번째 목적지는 National Library. 

여기 앞으로 제 공부 스팟 낙점이요.
오래된 서적들이 많기 때문에 도서관에 들어갈 때 가방을 못 들고 가고 락커에 넣어둔 다음 컴퓨터 같은 것만 들고 갈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집중도 잘 됐던 것 같다. 
조용하고 분위기도 한국 도서관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분위기… 
 
이 방 말고도 흰 톤으로 된 넓은 좌석도 다른 방에 있긴 했다. 
다음엔 거기도 가봐야겠다. 

그리고 주변이 공원이라 가끔씩 나와서 산책해 줘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다만 왜 이렇게 빨리 닫고 일요일에는 안 하는지 정말...
(심지어 학교 도서관도 일요일에는 닫는다)

오늘도 빠질 수 없는 장보기.
저 캔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사보고 싶었는데 뭔가 커피 같아서 못 사봤다.

아 난 내가 여기 와서 치킨까지 손수 만들어 먹을 줄 몰랐지//
갑자기 치킨마요 덮밥이 먹고 싶어서 냉장고에 있었던 닭가슴살 튀겨서 만들어먹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요즘은 예쁜 딸기가 안 나와 ㅠ
그것도 그렇고 얘네들이 금방 시들어 버려서 너무 슬프다. 
이제 무슨 과일 먹고사나...
여기 와서 1일 1 과일하고 매끼 안 건너뛰고 잘 챙겨 먹고 있는 게 제일 잘하고 있는 일인데 말이지.


<9월 23일 (토)>
8월 초에 와봤던 보타닉 가든을 언니?친구?와의 약속으로 다시 한번 와봤다!
그때는 glass house에는 안 들어가 봤는데 이번에는 가봤다. 

뭔가 족욕해야 할 것 같은 비주얼.
정말 정원 중간에 떡하니 있는데 딱히 화려한 건 아니라 뭔가 싶었다. 
화분 하나만 딱 가져다 놓은 게 너무 앙증맞은 것 같다. 

귤도 있고 레몬도 있어서 따먹고 싶은 거 참았어요!

그냥 뭐 이렇게 생겼다. 
사실 안에 더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안이 공사 중이라 이 메인 가든 밖에 보지 못했다.
이러면서 입장료는 똑같이 받는 도둑들… 
만원 이상의 가치는 아닌 것 같네요 (탈락입니다).

그냥 밖이 더 예뻤다. 

하 내 심장이 너무 아파
너무 귀여워 
내 핸드폰 포커스 일 안 하냐 진짜.
정면으로 바라볼 때 포커스 왜 못 잡은 건데.
교환학생 끝날 때쯤엔 다람쥐 모음집을 낼 수 있을 만큼 다람쥐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열일하는 헬리콥터.
뭘 운반하는지는 몰라요.

친구가 꼭 가보고 싶다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아까 그 보타닉 가든에서 1시간가량 걸려서 새로운 지역에 와봤는데 스톡홀름 시내와 정말 분위기가 달랐다. 

여기는 아파트 단지가 정말 많았다.
근데 높은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서 뭔가 한국의 수도권 외각에 있는 아파트 단지? 느낌이 났다. 
생각보다 스웨덴에는 주택이 많지 않은 게 신기하다. 

여기서는 다람쥐 궁둥이 포착 ㅎ
여기서 본 다람쥐가 내가 스웨덴에서 본 다람쥐 중 가장 통통했다.
이 지역에 먹을 것이 많나 봐

그렇게 도착한 카페 Villa Lyran
옛날 주택을 개조해 만든 카페 같다. 

먹을 것도 팔고 베이커리도 하는 굶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카페. 

나의 픽은 초콜릿케이크..ㅎ
친구들은 다 커피를 시켰는데 다들 커피가 맛있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여기서 princess cake도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먹을 만 하지만 맛있지는 않았음.
(내 케이크도 먹을만했다)
친구 말로는 시내에 더 맛있는 곳이 있다고 했다. 

여기는 그냥 카페 분위기 + 경치 원툴임. 
근데 그걸로 그냥 용서가 됨. 
카페 앉아서 계속 저런 뷰를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옛날 주택 보존을 잘해놔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심지어 주택에 전망대도 있음

주택의 일부분을 구경할 수 있게 개방해 놨다.
극히 현실적인 마인드로는 이거 어떻게 관리하실까라는 생각이 넘쳐났지만 진짜 그만큼 잘 보존돼있고 예쁘게 꾸며놓으셨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음. 

카페 뒤로 가면 숲인데 이런 이상한 돌도 있고 

조그마한 해변도 있습니다.
스웨덴 와서 Lappis beach 말고 모래 있는 해변은 처음 봤다.

댕댕이 발자국 vs 내 발

오리들 쉬라고 둔 공간이 아닐 텐데 오리들이 다 점령하고 있었음.
하나 같이 똑같은 자세인 거 너무 귀여워

여기는 희한하게 보트가 아닌 요트가 많았는데 무슨 경기 연습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았다. 
저렇게 계속 기울어서 턴 하는 것을 몇 번이고 반복하시더라.

돌아가는 길에 저렇게 자연 운동장(?)도 봤는데… 
저 아저씨가 들고 운동하는 것 보고 나도 해보려고 했는데...
그래서 내가 기구들 한 번 사용하려고 해봤는데...
저 아저씨가 그냥 고수였다. 
 
저 나무 봉을 들려고 해도 꿈쩍도 안 해서 나는 처음에 이렇게 사용하는 게 아닌가? 붙어있는 건가 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친구도 못 해서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줬다. 
근데 저 아저씨는 너무나도 가뿐하게 들고서 운동하시더라.
여기는 입문자를 위한 짐이 아닙니다.
헬린이가 아닌 헬창만 출입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고놈 참 털 한번 만져보고 싶게 생겼네

또 거기?라고 생각하셨다면 맞습니다. Monteliusvagen 옆에 있는 Skinnarviksberget.
개인적으로는 Monteliusvagen 보다는 360도로 볼 수 있는 Skinnarviksberget가 더 좋네요. 

여기서 친구들과 해 지는 걸 보고 갈려고 했지만 일몰까지 2시간이 남았던 탓에...
지난번 일몰이 너무 예뻤던 감라스탄역으로 긔긔.

컨셉 잘 잡으신 듯.
해적들이 너무 깨알 같아.

좀 잘 찍었다 (인정?)
일몰엔 와인이지(?)

친구가 와인을 가져왔는데 잔은 안 가져온 관계로 나한테 저렇게 맛보라고…ㅎ
이것도 낭만인가요.

아쉽게도 해가 구름 뒤로 사라지는 바람에 완벽한 노을은 못 봤다. 
그래도 충분히 예쁘니 만족.


<9월 24일 (일)>

억지로라도 안 나오면 또 방에서 뭉개져 있을 것 같아 이틀 전에 즉흥적으로 예약한 영화.

처음으로 스웨덴에서 영화 보러 가봅니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영화관 앞에 플리 마켓 같은 게 열려 있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딱 상영시간에 맞춰 영화관에 도착해서 아쉽게도 팝콘은 다음 기회에...

사실 여기 영화관도 한국같이 예정 상영시간 10분 뒤에 시작해서 사 먹어도 됐었는데 나는 들어가기 전까진 그걸 몰랐으니 ㅠ 

이 날이 돼서야 오펜하이머를 봤는데 정말 3시간 동안 집중하느라 힘들었다 ㅎ

그것도 영어 음성 스웨덴어 자막이라서 대사를 온전히 알아들으려면 내 귀에만 의지해야 했는데 이게 마치 토플 리스닝할 때의 집중력으로 들어야 하는 느낌… 대신 그걸 3시간 동안...

덕분에 영화가 끝나고 나니 진이 빠져버렸다 헣ㅎ

다들 저 나무로 만든 말 인형 새 거는 너무 비싸니 중고로 사라고 하는데 저런 중고도 3-4만 원 했다. 

그럼 도대체 새 거는 얼마인거지..?

진 빠져서 brod&salt에 팬케익이랑 빵 먹으러 옴. 

열심히 먹고 밀린 강의 좀 들으니까 시간이 금방 가더라. 

(사실 오펜하이머가 3시간이나 해서 하루가 금방 가버림)

아니 햄 하나가 만원이나 할 일…?

이 날 저녁으로 내 최애 찌개인 순부두 찌개가 당겨서 순두부 사러 아시안 마트 갔다가 햄 가격에 놀라가지고 나옴. 

부대찌개는 못 먹겠어...

마트에서 스웨덴산 햄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꽤나 만족스러웠던 내 첫 순두부찌개. 

다시다가 없어서 치킨 스톡을 조금 넣었는데 역시 요리엔 조미료가 필수인 듯하다. 

내가 만들고 맛있어서 놀랐잖아. 

순두부 모양이 왜 저러냐고 물어보신다면..ㅎ 

자르기 귀찮아 열심히 짜버렸기 때문 (맛만 있음 됐지 머)

 

그리고 이 날 일찍 자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자기 전에 핸드폰을 확인하니 기숙사 뒤쪽에 있는 해변 (Lappis beach)에 오로라가 떴다고 하는 거임!! 

친구한테 문자 온 지 30분이나 지났었지만 그래도 혹시 하고 나가봤다. 

으헝 내 첫 오로라

너무 신기해.

역시 북유럽으로 교환 오길 잘했어 ㅠㅠ 

근데 확실히 내가 늦게 가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기숙사도 많이 돌아가고 있었고 오로라는 많이 흐려져 있었다. 

실제로 봤을 때는 하늘에 되게 희미한 초록빛만 있었다.

카메라가 내 눈보다 오로라를 더 잘 잡아낸 것 ㅎㅎㅎ 

삼각대를 안 들고 가서 프로 모드로 찍을 순 없어 그냥 일반캠으로 찍었는데도 저렇게 나왔다. 

나중에 라플란드나 아이슬란드 여행 가면 꼭 삼각대 들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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